나의 창작시

나만 아는 이야기

신사/박인걸 2020. 3. 18.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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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아는 이야기

 

내 가슴 속에 묻어 둔

나만 아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기억조차 아주 희미한

아주 오래된 비설화입니다.

서른 세 구비 가파른 지르멧재는

연골(軟骨)소년의 등굣길에 벅찼습니다.

헐떡이며 정상에 올라설 때면

자작나무 한 그루가 늘 반겼습니다.

정상에는 주인 모를 무덤 두어 개가

유령만큼이나 어린 나에겐 두려웠지만

뻗어 오르는 나무의 우듬지를 보며

나의 꿈을 그 가지에 걸었습니다.

작은 가슴에 얹은 어린 손으로

저 높은 하늘을 우러러 빌었습니다.

나의 가는 길이 가파를지라도

내 발걸음을 지켜주시고

하늘 향해 뻗어 오르는 자작나무처럼

소년의 파란 꿈을 이뤄주소서.

세월은 그렇게 흘러 오늘에 와보니

자작나무에 걸어 놓았던 그날의 꿈이

무성한 가지되어 사방으로 뻗었습니다.

아직도 그때 그 자작나무는

내가 한 번 찾아와 주길 기다릴 테지요.

202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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