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광풍(狂風)

신사/박인걸 2020. 3. 16.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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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狂광풍(狂風)

 

봄바람이 심하게 분다.

잎 돋는 나뭇가지는 손사래를 내젓고

전선줄이 두렵다고 아우성이다.

낮에 본 언덕배기 산수유 꽃이

피다 질까봐 신경이 쓰인다.

코로나 광풍(狂風)도 무섭게 휩쓴다.

꽃 샘 바람은 바람도 아니다.

YTN 아나운서가 상기된 얼굴이다.

수 천 명이 감염되고 여럿이 죽었다한다.

약봉지를 들고 사는 나는 걸리면 우선순위다.

대구는 큰 바람이 잦아들었는데

구로동 콜센터에 회오리바람이 분다.

내 생애에 흔치 않은 큰 바람이다.

손 씻기, 마스크쓰기, 거리두기, 외출 삼가기

아무리 조심해도 두려운 건 마찬가지다.

병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죽음이 두려운거다.

내가 사라진다는 것에 대한 감정,

어떤 것들과 영원한 작별에의 아쉬움,

이별, 슬픔, 두고 가는 것에 대한 미련,

죽어가는 과정에 대한 불안,

그리고 죽음후의 세계에 대한 무서움이다.

간판이 바람에 덜커덩거린다.

밤이 깊어지고 있다.

거센 바람이 신경을 자극한다.

광풍(狂風)아 제발 잣아 들어라. 잣아 들어라.

202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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