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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래
참 멀리도 걸어왔다.
만개와 낙화, 생성과 소멸을 보며
구름 따라 바람 따라
강물처럼 흘러 여기까지 왔다.
나는 나에 대하여
꾸짖거나 벌하지 않는다.
아무리 거슬러도 오늘 수 없는
여기까지가 나의 한계다.
세우다 만 거푸집처럼
다듬다 그만 둔 대리석처럼
미완의 창백한 모습일 지라도
나는 하나도 서럽지 않다.
스스로 걸어서 왔을 뿐
한 번도 떠밀리어 오지 않았다.
힘을 다해 공을 던졌으니
굽힐 것 하나도 없다.
스산한 바람이 등 뒤에 불고
흰 꽃잎이 흔들려도
내 노랫말은 무척 감미롭고
나의 무대는 웅장하다.
202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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