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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강 목사님
성남 양지동 언덕을 오르는 계단은
천국에 오르는 계단처럼 높고
은혜의 강 교회 첨탑이 봄볕에 빛난다.
수양버들 파랗게 음이 돋고
진달래는 꽃망울이 부풀었는데
은혜의 강이 흐르던 교회가
원망(怨望)의 강물로 흘러넘친다.
주일 예배를 드린 마흔 여섯 명이
코로나 19 확진을 받았단다.
목사님, 사모님, 많은 성도들의 예배가
코로나의 침투를 막아내지 못했다.
이름도 빛도 없던 변두리 상가교회가
신문마다 대서특필 방송마다 실시간뉴스다.
불쌍한 목사님은 선악과를 훔친
아담과 하와보다 더 큰 죄인이 되었다.
“하지 말라면 하지 말아야지”
주변 상인들과 국민들은 분통이 터진다.
목사님들은 안타까워 발을 구르고
어떤 교인들은 ‘나도 교인이지만 왜 예배를 드려가지고~~’
포털사이트 댓글은 육두문자로 도배를 하고
TV 패널들도 대체로 목사님을 탓한다.
병원에 입원한 목사님은 죽을 죄인이 되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면서
퇴원 후에 교회 문을 닫고 은퇴를 하겠단다.
개척교회 목사님은 이웃을 사랑하고
몸과 맘이 병들어 상한 영혼들을 자식처럼 돌아보며
해처럼 별처럼 그렇게 살라고 가르치고
낙타 무릎이 되도록 날마다 엎드려 기도로 살았을 텐데
우한에서 건너온 미증류의 바이러스에
졸지에 공공의 적이 되니 불쌍하다.
생면부지의 목사님이지만 뉴스를 보다
안타까운 생각에 연민을 느낀다.
오늘따라 봄바람이 차갑게 스친다.
202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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