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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추억
추적이며 내리는 가을비는
옛 추억을 가득 싣고 온다.
보랏빛 쑥부쟁이 함초롬히 피던
그 해 가을이 생각난다.
비에 흠뻑 젖은 네가
까만 눈동자로 나를 바라볼 때
나는 너에게 우산이 되어
끝까지 그 길을 걷겠다 고백했다.
고된 바람이 발걸음을 붙잡고
폭우(暴雨)가 길을 지우면
그 위에 한 척을 배를 띄워
지평선 끝까지 함께 가기로 했다.
나는 손을 내밀어 너는 붙잡았고
너는 전혀 뿌리치지 않았다.
들국화 같은 둘의 사랑은
영원히 지지 않는 꽃이 되었다.
홍수(洪水)도 삼키지 못한 사랑은
죽음보다 더 강했고
몹시 아껴준 서로의 마음이
생(生)의 가을 길을 아직 걷게 한다.
2019.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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