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가을 길목

신사/박인걸 2019. 10. 11.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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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길목         

               시인/박인걸   

이미 대세는 기울었습니다.

낮에도 한기(寒氣)가 허공을 지배하고

마지막 호흡을 토하는 난타나 꽃이

초가을 햇살에 서럽습니다.

초록빛 숲은 서서히 유파(渝破)되고

유화(油畵)에 그려진 별 같은 잎들이

은행나무가지에 걸렸습니다.

자지러지던 풀벌레 소리도

현저(顯著)히 감소된 길섶에는

찬 이슬 맞은 들국화가 가엽습니다.

시간(時間)에 입력된 계절이

목록에 따라 질서 있게 처리될 때

늦여름은 붉은 눈물을 흘립니다.

나는 오늘 가을 길목을 걷고 있습니다.

201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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