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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국(白菊)옆에서
시인/박인걸
비극을 경험 못한 꽃아
한 번도 아파보지 않은 꽃아
상처(傷處)하나 없는 꽃아
천사도 너만은 못하리.
그저 곱게만 자라나
드세거나 지나치지 않게
한숨과 눈물을 모르고
순조롭게 살아오니 부럽다.
나 억척같이 살아
머리에서 발끝까지 곪고
나 악착(齷齪)같이 살아와
심근(心根)까지 병들었단다.
나 너의 옆에 서서
너의 향기를 쐬고 싶다.
그 보드란 꽃잎으로
나의 흠집을 치유해 다오.
2019.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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