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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비
아물거리는 추억이
장마 빗줄기 사이로 보인다.
온종일 비를 맞아도
너와 함께 걸으면 즐거웠다.
새들은 비 그친 숲으로 날아갔고
바람도 젖을까 숨어버린
황톳길 철벅거리며 함께 걷던
그 해 여름이 행복했다.
차오르는 수위(水位)처럼
너를 향한 사랑이 달아올라
퍼붓는 살수(撒水)로도
뜨거운 가슴을 식힐 수 없었다.
다정하게 잡은 두 손에는
무언의 의지(意志)가 서려 있었고
마주보던 눈동자에는
뜨거운 사랑이 끓고 있었다.
해마다 긴긴 장마 비가
멈출 줄 모르고 퍼부을 때면
그 때처럼 너와 손을 잡고
황톳길을 또 다시 걷고 싶다.
20109.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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