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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규(絶叫)
시인/박인걸
하늘거리는 나뭇가지사이로
따스한 햇살이 빗금을 치는
산새들이 자유스럽게 살던 숲은
지나간 날의 요람이었을 뿐이다.
드릉대는 전기톱의 굉음에
거목이 힘없이 쓰러지고
평화롭던 숲은 하루아침에
화산이 폭발한 듯 아수라장이다.
무한한 자유는 사라지고
하늘로 뻗어가는 이상도 무너졌다.
찢기고 잘라진 상처(傷處)들로
숲은 온통 아비규환이다.
스스로 유지되던 질서를
광폭(狂暴)의 세력들이 밀어낼 때
피맺힌 절규가 메아리치고
무언(無言)의 죽음이 가득하다.
평온(平穩)한 땅을 갈아엎지 말라.
꿈과 의지를 함부로 꺾지 말라.
숲이 엮어온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횡포의 쇠톱으로 베지 말라.
2019.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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