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절규(絶叫)

신사/박인걸 2019. 7. 2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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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규(絶叫)

  

         시인/박인걸

 

하늘거리는 나뭇가지사이로

따스한 햇살이 빗금을 치는

산새들이 자유스럽게 살던 숲은

지나간 날의 요람이었을 뿐이다.

 

드릉대는 전기톱의 굉음에

거목이 힘없이 쓰러지고

평화롭던 숲은 하루아침에

화산이 폭발한 듯 아수라장이다.

 

무한한 자유는 사라지고

하늘로 뻗어가는 이상도 무너졌다.

찢기고 잘라진 상처(傷處)들로

숲은 온통 아비규환이다.

 

스스로 유지되던 질서를

광폭(狂暴)의 세력들이 밀어낼 때

피맺힌 절규가 메아리치고

무언(無言)의 죽음이 가득하다.

 

평온(平穩)한 땅을 갈아엎지 말라.

꿈과 의지를 함부로 꺾지 말라.

숲이 엮어온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횡포의 쇠톱으로 베지 말라.

2019.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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