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짝 사랑

신사/박인걸 2019. 7. 2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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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사랑

 

이마에 피도 마르지 않은 소년의 마음을

그 여인은 한순간에 빼앗았습니다.

새하얀 피부와 검은 머리칼

백옥 같은 피부와 그 고운 손과

살짝 웃을 때 빛나는 가지런한 치아와

얼굴에 머금은 맑은 미소하며

잘 어울리는 투피스와

사뿐히 걸어가는 뒷모습에서

난생 처음 보는 동화속의 여자였습니다.

내 가슴은 멀리서 보아도 뛰었고

가까이 있을 때면 넋을 잃었습니다.

눈을 감아도 보이고

잠을 잘 때면 꿈속에서 보이고

잠시라도 못 보면 가슴이 탔습니다.

만나면 행복하고 내게 말이라도 건네주면

그 날은 하루 종일 배가 불렀습니다.

어느 날 그 녀가 보이지 않았고

어디론가 멀리 가버렸습니다.

천둥과 번개가 가슴에서 일어났고

검은 구름이 영혼을 무겁게 눌러

감정이 붕괴되어 활자(活字)가 안 보였습니다.

난생 처음 겪는 카오스 상태는

안단테 속도로 지속됐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짝사랑의 여인은

어릴 적 나의 female teacher였습니다.

2019.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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