넝쿨 장미의 그리움
울타리 너머 그대를 생각하며
스치는 그림자라도 밟으려고
오늘도 조금씩 기어오른다.
한 뼘 두 뼘 오르다 보면
언젠가는 그대 앞에 설 수 있으리.
천둥 번개 이는 밤이면
고개를 파묻은 채 떨다가도
아침 햇살에 희망을 품고
다시 기어오르기를 쉬지 않았다.
곤두세운 가시가
가슴 깊이 생채기를 내도
그대에게로 향한 내 마음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진액을 토하는 기도를
밤낮으로 쏟아 부었고
핏빛보다 더 붉어진 홍안은
당신을 향한 나의 열정이리.
드디어 뒤뜰이 보이고
당신 그림자가 마당에 어린다.
한 평생 오느라 힘들었지만
그래도 나는 행복하다.
당신이 거기 서 있기에,
2015.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