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속의 흔적 오랜만에 찾아간 고향 땅병풍처럼 일어선 까칠봉과 딴봉엔그때 우짖던 새는 한 마리도 없고낯익은 자작나무 가지는 삭정이 되었네. 아침 해 솟아오르던 길목엔우람한 소나무가 거수경례하고자줏빛 감자꽃 일렁이던 고랑엔잡초 우거져 고라니 놀이터가 되었네. 시간은 나를 십구 시 세우고얼굴에 핀 노화반 얼룩은저녁노을에 물든 구름처럼 구겨져어둠의 그림자만 조용히 남기네. 어릴 적 학동은 북망산천 갔고소꿉장난 계집은 황천을 건넜다네.아무도 반겨줄 사람 없는 이 땅에나는 왜 여기서 서성이나 내가 밟고 다니던 흙내음과언덕길 오르던 발걸음의 흔적도시간 속에서 흐려져 가고 있네.그러나 그 시절 꿈은 아직도 살아 있네.2025,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