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여로 오래 걸었지만 여전히 낯선 길이다여기엔 누구의 발자국도 남지 않는다.나무들 침묵하며 지켜보고바람은 조용히 속삭인다.무거운 발걸음 내디딜 때마다내 앞에는 늘 새로운 시간이 열린다. 산 그림자 길게 드리우고저녁노을 슬프게 물들었다.출처를 알 수 없는 새들의 노래지나온 길 위의 깊은 정적이나의 온 몸을 감싼다.순간 나는 북받치는 감정에 휩싸인다. 처음 맡는 향기는 뇌를 자극하고화려하지 않은 들꽃은전혀 수줍지 않은 모습으로지나가는 길손을 바라본다.나는 야생화 숲을 지나가며꽃들의 진실한 대화를 느낀다. 구불구불한 길의 끝이 궁금하다.그 길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지만그래도 나는 무턱대고 걷는다.매 순간이 새로운 발견이고본성(本性)의 밑변에서는시들었던 감각들이 다시 깨어난다. 내 여로의 종점에언젠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