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내아버지는 평생 농부였다.날이 새기 전에 논두렁 풀을 베고달이 떠도 볏단을 지게로 져날랐다.허리굽은 어머니와 찍은 낡은 사진이 내 사진첩에 남아있다.북두칠성 빛날 때 멍석에 앉아 호박잎 쌈을 싸며모깃불 연기에 푸념을 실어 하늘로 보내던 여름에등잔불 가물대던 어둑한 방구석에거칠고 손마디 굵어진 나를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보시던 아버지,아들처럼 키운 조카가 군대 갔다 잿봉지로 돌아오던 날조카 무덤에 들꽃 한아름 바치던 아버지 때국물 묻은 눈물 얼룩에서 삶의 슬픔을 읽었다.뒤돌아보면 인생은 전부 고단함이다.내가 편안히 쉴 땅은 어디에도 없었다.신작로 길을 걸으며 절망했고질맷재를 넘을 때 여러번 낙심했다.서울로 가는 버스를 탔을 때도 꿈은 흔들렸고노량진 언덕에서는 한없이 울었다.이마 위에 맺힌 땀방울에는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