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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 36

여름밤의 기도

여름밤의 기도 논밭 사이로 퍼지는 여름 향기 풀벌레 소리 가득한 밤길별빛 싣고 흐르는 봇물덩달아 비치는 달빛간절한 소원의 기도를 함께 띄운다.  텃밭에서 익어가는 옥수수알알이 여무는 줄 콩풍성한 수확을 바라는 손길땀 흘린 하루의 보람어디선가 들려오는 기도 소리  냇가에 앉아 바라보는 물결산들바람이 전해주는 솔숲의 이야기여전히 들려오는 기도 소리진실함을 담아 강물에 실어 보내며하늘 끝에 닿기를 바란다. 휘영청 빛나는 보름달 아래멍석에 둘러앉아 먹는 저녁밥가난에서 벗어나는 간절한 소원도회지를 꿈꾸는 어린 소년밤하늘 별처럼 빛나길 원한다. 밤은 점점 깊어만 가고울던 풀벌레도 깊은 잠에 빠지고온 마을에 적막이 쌓여도마음속 간절한 여름밤 기도는여울물 소리처럼 퍼진다.2024,6,30

나의 창작시 2024.06.30

편지 한 통

편지 한 통 어둠이 내려앉은 여름밤달빛은 고고히 흐르고글자 사이로 스며든 시간의 흔적이오래 된 편지 봉투에 배어흐릿한 주소가 눈에 들어온다. 오랫동안 망설이다가 든 펜솔직한 감정을 적을 때 마다여전히 새롭게 다가오는 그리움마음이 활자로 바뀌는설레임과 차분한 이 순간 공간이 아니라 시간적으로 먼너에게이 편지가 닿을 수 있을까.나뭇잎이 흔들리는 창밖을 보며깊은 사색에 잠기지만용기를 내어 마음 한 조각 실어 보낸다. 세월이 많이 흘러갔어도이 편지는 소중히 간직될까세상이 바뀐다해도 변치 않을이 순간의 진실한 기록이내 마음의 고요함에 머물고 있다. 이 한 통의 편지 속에 담긴변함없는 내 마음의 고백이나와 너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잃어버린 시간을 되 찾고처음 장소에 서기를 원한다.2024,6,29

나의 창작시 2024.06.29

폭염(暴炎)

폭염(暴炎) 그해 여름 뙤약볕만큼이나 뜨겁게우리는 사랑의 눈빛을 교환했지.태양이 세상을 녹이듯이우리는 불타오르는 열정을 느꼈지. 우리가 두 손을 서로 잡았을 때뜨거운 전류가 온 몸을 감싸며마치 한 여름 폭염같이서로의 심장을 멈추게 하였지. 그 넓은 바닷가를 거닐 때태양은 우리의 사랑을 축복했고순간마다 그대의 미소는시원한 해풍이 되어 가슴을 식혔지. 밤이 찾아와도 식지 않는우리의 뜨거운 사랑은한 여름 열기보다 더 뜨겁게영원히 변치 말자고 속삭였지. 태양보다 더 빛나는 너의 눈동자불볕더위처럼 불타는 사랑영원히 내 곁에 함께 할운명적 사랑을 우리는 다짐하였지.2024,6,28

나의 창작시 2024.06.28

궂은 비

궂은 비 끄느름한 하늘 아래무거운 구름의 침묵을 깨고소리 없이 쏟아지는 궂은 비가내 마음의 창문을 연실 두드린다.궂은 비는 인생을 비유하고지루한 비는 희망을 잠식한다.삶은 언제나 고달프고더딘 발걸음은 항상 무겁다. 빗물이 고인 물웅덩이그 안에 어른거리는 내 얼굴은 허무함으로 가득한 그림자일 뿐불투명한 미래를 알려주는 표상체다.근심과 걱정이 비처럼 내릴 때면마음속 열정의 불꽃은 꺼져가고남은 것은 타버린 재와 연기뿐되살릴 수 없는 꿈이다. 방황하는 내 영혼이 어디로 갈까나비바람에 길을 잃고 방황하며고뇌의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면아롱졌던 꿈은 신기루가 된다.하지만 여기서 주저앉은 순 없다.어느 하늘 아래는 태양이 뜬다지금은 비록 궂은 비를 맞아도쌍무지개 뜨는 언덕에 서게 되리라.2024,6,27

나의 창작시 2024.06.27

한여름 서정(抒情)

한여름 서정(抒情) 초록빛 물결 넘실대는 논밭 위로지나가는 바람의 흥겨운 노래새파란 하늘 아래 익은 보리의 파도한여름 정취가 울려 퍼지네. 햇살에 반짝이는 농부의 땀방울농부의 손길에 묻어나는 정성감자꽃 출렁이는 비탈밭 위로풀벌레 소리 정겹게 여름을 노래하네. 시냇물 따라 흘러가는 물결논두렁에 피어나는 꽃들의 자태울타리처럼 두른 작은 산들한여름 풍경에 녹아드네. 일어선 산봉우리 해가 저물고농로를 따라 돌아가는 농부의 발걸음 마당 가 모깃불 상추쌈 저녁밥여름밤의 따스함이 마을을 감싸네. 반딧불이 춤추는 한 여름밤별빛 가득한 마을의 고요.농사일에 지친 농부의 잠꼬대농촌 여름의 풍경은 완벽하기만 하네2024,6,26

나의 창작시 2024.06.26

안갯길

안갯길 1.살며시 내려와 세상을 덮는 새벽 안개보이지 않은 길 위에 서서방향을 잃은 채 헤매는 발걸음안갯속에 묻힌 미래를 발끝으로 더듬으며머뭇거리면서도 발걸음을 옮긴다. 2.아득한 곳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소리마음의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고흐릿한 기억들이 안개 속에서 춤춘다.빛줄기조차 차단된 영토에서확실하지 않은 무엇인가를 나는 기다린다.  3.피부에 와닿는 감각으로 느끼는 공기어디로 이어질지 몰라 방황하며숨죽이며 걸어가는 이 길은두려움과 기대감이 묘하게 교차하는마음속 깊이 자리한 감정을 꺼내 본다. 4.가끔은 안개 속에도 길이 보이고가려진 시야가 활짝 열릴 때면소스라치며 불안을 털어내고길 잃은 흔적을 두 발로 지져 밟으며미지의 길을 묵묵히 걸을 뿐이다. 5.안개는 반드시 걷힌다고 믿기에마음 깊이 숨겨놓은 ..

나의 창작시 2024.06.25

춘의역(春衣驛)

춘의역(春衣驛) 깊은 밤 부천 춘의역 platform막차 시간까지는 얼마의 여유가 있다. 허름한 옷을 걸친 노동자의 손에는거친 굳은살이 박혀있다.휘어진 허리, 굽은 어깨, 주름진 이마온종일 소음 진동하는 공장에서쇳덩어리와 씨름하며 버틴 시간들오가는 수많은 사람만큼이나 많은 사연을 안고희미한 조명 아래 서 있는 사람들이회색빛 도시의 숨은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삶이 항상 거칠고 힘들어도기다리는 누군가를 떠올릴 때잠깐의 휴식이 고단한 하루를 삼킨다.흡연이 금지된 지대, 캔 커피 한 모금, 얼룩진 지하 철길을 마주하며지나가는 사람들 발걸음을 바라본다. 삶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수많은 노동자의 지친 표정에서어렴풋한 따스함도 찾을 수 없다.산다는 것이 항상 톱니바퀴처럼 멈추지 않고 돌아가야 하는 현실,고단한 마음을..

나의 창작시 2024.06.24

6,25의 비극

6,25의 비극 포연(砲煙)자욱한 새벽폭음과 총성이 뒤섞인 하늘 아래부서진 꿈들이 흩어지던 그날삶과 죽음의 경계도 사라졌다. 조국을 외치며 방아쇠를 당긴 손가락자유를 위해 달려간 젊은 심장들그들은 피로 물든 산야를 밟으며적진을 향해 한목숨 던졌다. 전우의 마지막 숨결을 느끼며쓰러지고 다시 일어선 그들핏물이 강물되어 흐른 강토위에희생 된 아들딸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별빛 달빛까지 숨죽인 밤어머니를 부르며 숨져간 영혼의 배회아들의 이름을 부르짖는 통곡아아 그 아픔 어찌 잊으랴. 아직도 조국은 두 동강 난 채로여전히 휴전선엔 철조망이 가로막고이념의 장벽은 하늘까지 닿아증오의 눈빛만 서로를 노려본다. 포성이 멈춘 불완전한 평화이제는 남북이 통일되어야 한다.다시는 전쟁 없는 세상을 소망하며그날에 목숨버린 넋을 ..

나의 창작시 2024.06.24

아버지

아버지 내아버지는 평생 농부였다.날이 새기 전에 논두렁 풀을 베고달이 떠도 볏단을 지게로 져날랐다.허리굽은 어머니와 찍은 낡은 사진이 내 사진첩에 남아있다.북두칠성 빛날 때 멍석에 앉아 호박잎 쌈을 싸며모깃불 연기에 푸념을 실어 하늘로 보내던 여름에등잔불 가물대던 어둑한 방구석에거칠고 손마디 굵어진 나를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보시던 아버지,아들처럼 키운 조카가 군대 갔다 잿봉지로 돌아오던 날조카 무덤에 들꽃 한아름 바치던 아버지 때국물 묻은 눈물 얼룩에서 삶의 슬픔을 읽었다.뒤돌아보면 인생은 전부 고단함이다.내가 편안히 쉴 땅은 어디에도 없었다.신작로 길을 걸으며 절망했고질맷재를 넘을 때 여러번 낙심했다.서울로 가는 버스를 탔을 때도 꿈은 흔들렸고노량진 언덕에서는 한없이 울었다.이마 위에 맺힌 땀방울에는언..

나의 창작시 2024.06.23

비에 대한 소고

비에 대한 소고 잿빛 하늘 아래 떠도는 사연들이지루한 여름비에 섞어 내리네.쏟아지는 빗줄기에 가슴에 쌓여있던 슬픔도 함께 내리네. 우산속에 감추인 고뇌의 무게가슴까지 스며드는 번민들파인 웅덩이의 빗물에 고여하염없이 맴돌다 사라지네. 빗금 사이로 보이는 이 세상퇴색되어 사라지는 꿈들빗물에 떠내려가는 기억들 속에우울한 흔적들이 나뒹구네. 빗줄기에 떨어진 나뭇잎들처럼나의 시간도 임계치에 머물고빗소리에 묻인 내 마음의 절규는메이라도 없이 사라지네. 어둠이 내려앉는 거리의 가로등불빛과 어두움의 극명한 대조온 종일 내리는 여름비 풍경은슬픔의 채색들로 가슴을 채운다.2024,6,22

나의 창작시 2024.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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