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얼룩아! 호수에 담긴 달빛 보석처럼 빛나고은하수 동남으로 강물 되어 흐른다.시냇물 밤새도록 지절대며 흐르고초저녁 황조롱이 먹이 찾아 난다.별 빛 물결위로 쏟아지고여울물 소리 산메아리되어 퍼질 때면정적 감도는 산촌마을은그윽한 신비감에 깊이 빠져든다.겹꽃 해당화 향기 어둠 헤치고앞마당까지 살금살금기어 올 때면반딧불이 깜빡이며 곡예를 하고누렁이도 신이 나서 꼬리 춤 춘다. 산나리꽃 밭둑에 촘촘히 피고접시꽃 싸리 울타리에 기대어 피고호박꽃 수박 꽃 달빛에 피는꽃들 향연에 온종일 취한다.논일 밭일 지친 늙은 아버지목침 베고 대청마루 꿈길 거닐 때면참새도 처마 밑 깊이 잠들고마당가 자귀나무꽃 꽃술을 세운다.흔한 칠십 나그네 삶에여태껏 잡혀 사는 여름 밤 추억도시에 묻혀 재가 된다 해도여전히 지워지지 않을 고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