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새벽길

신사/박인걸 2023. 2. 14. 09:19
  • 새벽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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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련 가지는 목을 움츠리고
  • 가지에 낡은 낙엽은 아직도 과거를 못버렸네.
  • 차가운 새벽공기는 목덜미에 파고들고
  • 밤새 걷던 반달이 겨우 아파트 지붕에 서있네.
  • 텅 빈 새벽 버스는 같은 길을 달리고
  • 횡단보도 신호등만 사람을 기다리네.
  •  
  • 내 인생은 평생 새벽길을 걸어왔네.
  • 곤히 잠든 세상을 홀로보며 걸었네.
  • 남이 보지 못하는 세상을 보았고
  • 남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들으며 걸었네.
  • 남이 생각하지 않는 생각에 잠겨
  • 남이 가지 않는 길을 이렇게 걸었네.
  •  
  • 봄은 멀리 있지 않은데
  • 겨울을 밀어내지는 못하네.
  • 내 인생도 겨울에 묻혀 몸부림칠 때
  • 언제나 봄은 쉽게 찾아오지 않았네.
  • 그래도 나는 불평하지 않는다네.
  • 견디다 보면 인생의 봄도 찾아온다네.
  • 그래서 나는 포기하지 않으며
  • 여전히 새벽길을 걷는다네.
  • 202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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