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도시의 겨울

신사/박인걸 2023. 2. 15. 01:38
  • 도시의 겨울
  •  
  • 아파트 숲에는 볕이 드믈다.
  • 한낮 토끼 꽁지만 한 햇볕이
  • 거실 바닥에 잠시 놀다 떠난다.
  • 뒤 베란다에는 창을 닫아도 한대(寒帶)이고
  • 은행나무 까치집만이 위로를 준다.
  • 도시에는 고드름이 없고
  • 저녁연기도 안보인다.
  • 자동차 바퀴 마찰음이 짜증나고
  • 불규칙한 간판에 어지럽다.
  • 나 어릴적 고향 집 이맘때면
  • 메주 뜨는 냄새 정겹고
  • 소여물 끓이던 아버지 보곱다.
  • 생고구마 깎아 먹고
  • 옥수수 뻥튀기 튀겨먹던
  • 그 시절이 눈 앞에 어린다.
  • 몸은 여기에 살고 있어도
  • 마음은 여전히 고향 산천을 헤맨다.
  • 나 돌아갈 수 있으려나
  • 뒷동산 그 언덕에
  • 언 손 연날리며 뛰놀던 그벌판에
  • 하얀 눈을 뒤집어쓰며
  • 온종일 걷던 등하교 길에
  • 근심도 걱정도 하나없이
  • 꿈의 날갯짓하며 노닐던 그 시절
  • 마냥 그립고 또 그립다.
  • 그런 풍경 하나 없는 도시 겨울은
  • 창살 없는 감옥 생활이다.
  • 202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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