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노스탤지어

신사/박인걸 2021. 4. 15. 21:21

노스탤지어

 

돌담 하나 없는 도시 공원에

복숭아꽃 붉어도 향수는 사라졌고

조팝나무 꽃 제아무리 흐드러져도

매연에 주눅 들어 고달프다.

밭둑 길 따라 어울러져 피던 철쭉과

봄밤을 하얗게 수놓던 배꽃과

찔레꽃 넝쿨 들불처럼 번져나갈 때면

봄의 훈기에 갇히던 그곳이 그립다.

콘크리트 돌담사이 사이에

위태롭게 피어난 영산홍 가엽고

중앙분리대 사이에서 아우성치는

페튜니아와 사피니아 가혹하다.

인조(人造)도시의 정연한 배열은

자연미를 잃어 삭막하고

보도블록 틈을 비집고 노랗게 웃는

찌든 잎의 민들레꽃을 나는 동정한다.

빌라 지붕에 줄지어 앉아 조는 참새들

진달래꽃 따먹던 산새와 비교되고

전봇대에 앉아 우는 산비둘기

저 산골 느릅나무가지로 보내고 싶다.

종달새 하늘높이 날아 노릴 때면
보리이삭 봄바람에 파도를 타고

진한 꽃향기 안방까지 밀려오던

푸른 샛터 마을로 달려가고만 싶다.

202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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