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도시의 섬

신사/박인걸 2020. 11. 2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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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섬

 

바다 없는 섬은 지상에도 있고

산 없는 계곡은 사람사이에도 깊다.

인파 출렁이는 시장골목과

마천루빌딩 숲에서 섬을 보았고

등과 등을 맞댄 전철 안에는

무거운 단절이 바라볼 뿐이었다.

익명(匿名)의 벽이 점점 높아지면

불신의 빗장을 걸어 잠그고

멀리 떠 있는 별처럼

우리는 서로가 섬에 갇힌다.

마음을 주지 않는 만남은

가슴에 상처만 깊어지고

한번 돌아 선 마음을 되돌리는 일은

불임녀의 출산보다 힘들다.

나는 너에게로 가고 싶지 않고

너 또한 나를 받아주기 싫어하기에

스스로 선(線)을 굵게 긋고

홀로 떠도는 섬이 되었다.

단절(斷絶)이 반드시 고독만은 아니다

산속에 갇힌 자연인도 행복하더라.

2020.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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