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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섬
바다 없는 섬은 지상에도 있고
산 없는 계곡은 사람사이에도 깊다.
인파 출렁이는 시장골목과
마천루빌딩 숲에서 섬을 보았고
등과 등을 맞댄 전철 안에는
무거운 단절이 바라볼 뿐이었다.
익명(匿名)의 벽이 점점 높아지면
불신의 빗장을 걸어 잠그고
멀리 떠 있는 별처럼
우리는 서로가 섬에 갇힌다.
마음을 주지 않는 만남은
가슴에 상처만 깊어지고
한번 돌아 선 마음을 되돌리는 일은
불임녀의 출산보다 힘들다.
나는 너에게로 가고 싶지 않고
너 또한 나를 받아주기 싫어하기에
스스로 선(線)을 굵게 긋고
홀로 떠도는 섬이 되었다.
단절(斷絶)이 반드시 고독만은 아니다
산속에 갇힌 자연인도 행복하더라.
2020.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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