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쓸쓸한 방황

신사/박인걸 2020. 11. 1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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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방황

 

낙엽 진 오솔길에 그리움이 뒹굴고

두껍게 쌓인 가랑잎에 고독이 가득하다.

조각난 허무가 온 산을 뒤덮고

좌표 잃은 방황에 숲은 아우성이다.

일시에 폭락(暴落)하는 저 잎들은

처음부터 이런 날을 몰랐으리라.

갑작스레 사라져야 하는 운명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으리라.

떨어지는 일은 모두가 아픔이며

잃어버리는 가슴은 한없는 고통이다.

빼앗기는 마음은 큰 슬픔이며

떠나야 하는 가슴에는 찬바람이 분다.

파랗게 펄럭이던 수만(數萬)의 꿈들이

누렇게 빗 바랜 종잇장처럼

아무렇게나 뒹구는 쓸쓸한 방황에

반복되는 무상을 통감(痛感)한다.

발길에 차이는 가랑잎에서

나만 듣는 비명이 고막을 울린다.

살다 죽어야 하는 것들의 눈물이

쌓인 낙엽에 촉촉이 내린다.

202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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