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가을 슬픔

신사/박인걸 2020. 10. 3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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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슬픔

 

버려진 낙엽이 즐비하다.

진물단물 다 빨아먹고

쓸모없으니 내동댕이쳐졌다.

컨베어벨트 라인 박스에 앉아

동일한 유니폼을 철따라 갈아입고

낮이면 작열하는 태양아래

밤이면 오로지 별을 헤아리며

쉴 새 없이 일한 대가가

화장실 휴지조각 취급이다.

붉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천덕꾸러기 신세로 뒹구는

가랑잎들의 슬픔이 쌓여만 간다.

일시에 버림받은 낙엽들은

어디론가 바람결에 몰려간다.

잎 진 가지보다 더 쓸쓸한 오솔길에

붉은 노을마저 슬픔을 쏟아 부을 때

코로나 19에 해고당한

어떤 가장의 얼굴이 떠오른다.

2020.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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