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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노파(老婆)
구겨진 얼굴의 한 노파가
낡은 수레에 파지 몇 장을 얹었다.
고르지 못한 아스팔트의
작은 요철도 힘겹게 넘는다.
삶의 무게에 눌린 늙은 아낙은
살아온 이력이 얼굴에 얼룩졌고
얼핏 본 초점 잃은 눈동자엔
아픈 그림자가 길게 드리웠다.
낡은 어깨는 툭 치면 부서지겠고
무거운 짐에 접힌 허리는
장정이 잡아당겨도 펴기 힘들겠다.
화려한 도시 그늘에 갇힌
극빈노인의 생존을 위한 싸움에
나는 그만 할 말을 잊는다.
천연스레 비치는 10월 햇살 따뜻한데
파지 줍는 노파의 차가운 가슴에는
한 겨울 바람이 몰아치는듯하다.
노파 옆을 지나가는 나 자신이 부끄럽다.
202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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