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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목소연(滿目蕭然)
바람이 없어도 꽃은 지고
제아무리 붙잡아도 계절은 가네.
부르지 않은 가을이 산허리에서
단풍잎 차곡차곡 염색하네.
억새꽃 일렁이니 스산한데
기러기 울음 울며 어디로 가나
별빛도 차가운지 으스스 떨고
오동잎 힘없이 지니 가엾어라.
베고니아 골드베리 빛이 바래고
들국화 흩어져 고달픈데
피는 꽃 보다 지는 꽃 더 많으니
길 잃은 귀뚜라미 더욱 서럽다.
노옹의 허한 마음 누가 알랴
떠돌던 김삿갓이 부럽구나.
가을바람 옷깃을 파고드니
나도 모를 눈물이 가득 고인다.
202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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