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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도(祈禱)
여러 번 시도했지만 간격이 깊었다.
짧은 거리인 줄 알았는데
별과별의 거리만큼 느껴졌다.
성대를 부풀려 소리 질렀지만 메아리일 뿐
그대 귓전에 도달하기 전에 흩어졌다.
이젠 도리 없으니 포기하라는 자아의 비판이
확성기 음향처럼 귓가에 울려도
나는 여전히 그대 창가로 달려간다.
반구(斑鳩)의 애닮은 울음소리가 심장을 파고들 때
내 마음이 전달 될 실마리가 보였다.
그대 마음을 얻기 위해서라면
어린 암양의 눈빛으로 허리를 구부리고
어미 곰만큼 외쳐야 한다는 걸 알았다.
그대여 이제는 닫은 창문을 열고
한 번만이라도 나에게 눈길을 주시오.
아니 구멍 난 창호지 사이로 새어나오는
가느다란 불빛만큼의 희망이라도 주시오.
내 가슴 속 깊이 간직한 굳은 믿음이
낡아빠진 이념이 아니란 걸 보여주시오.
마음 구석에 매달아 놓은 등불이
휘몰아치는 비바람에 꺼지지 않게 해주시오.
아무리 배슬거려온 밉상이라도
단 한번만이라도 나의 빎을 돌아보시오.
20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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