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벚꽃 피던 날

신사/박인걸 2020. 4. 5.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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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피던 날

 

짓궂은 바람에도 벚꽃은 피고 있다.

누구를 위하여 피어나는지

눈길 닿는 곳마다 흐드러지다.

벌 나비 이미 다녀간 꽃잎은

사탕껍질처럼 길가에 내팽개쳐졌다

버려진 꽃잎들이 발에 밟힐 때

화사함도 덧없음에 그냥 슬프다.

저승사자보다 더 무서운 바이러스가

오늘도 고운 넋을 데려갔단다.

호적에서 지워지는 이름 석 자자는

고 연령 기저질환자가 우선이란다.

자연의 원리는 수학과 같아

죽음도 등식 성립이라니 할 말이 없다.

지는 순간을 무서워 않고 피는

꽃잎의 용기가 부럽기만 하다.

피는 꽃가지에서 꽃이 지고 있다.

오늘은 바람이 꽃가지를 세게 흔든다.

20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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