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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피던 날
짓궂은 바람에도 벚꽃은 피고 있다.
누구를 위하여 피어나는지
눈길 닿는 곳마다 흐드러지다.
벌 나비 이미 다녀간 꽃잎은
사탕껍질처럼 길가에 내팽개쳐졌다
버려진 꽃잎들이 발에 밟힐 때
화사함도 덧없음에 그냥 슬프다.
저승사자보다 더 무서운 바이러스가
오늘도 고운 넋을 데려갔단다.
호적에서 지워지는 이름 석 자자는
고 연령 기저질환자가 우선이란다.
자연의 원리는 수학과 같아
죽음도 등식 성립이라니 할 말이 없다.
지는 순간을 무서워 않고 피는
꽃잎의 용기가 부럽기만 하다.
피는 꽃가지에서 꽃이 지고 있다.
오늘은 바람이 꽃가지를 세게 흔든다.
20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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