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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네.
잔인한 바람이 광야를 스치고
무정한 태양은 허공을 헛돌았습니다.
차가운 수은주는 사슬에 매여
파스칼호로 돌아갈 꿈을 접었습니다.
눈 내리지 않는 긴 겨울은
아라비아 사막 길 보다 더 지루했고
미세먼지 자욱한 도시는
캄신바람 가득한 이집트 광야였습니다.
지루한 땅에 하얀 눈이 내리길
죽은 사람이 살아나길 바라듯 했습니다.
겨울이 가기전에 단 한 번만이라도
내 가슴까지 덮어주길 원했습니다.
사모하던 눈이 기대하던 대로
살구 꽃 잎처럼 기분 좋게 내립니다.
옛 추억들을 하나 둘 되살리며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도록 내립니다.
산과 들과 나뭇가지에
소복소복 많이 쌓이길 기대합니다.
고운 풍경을 여러 장 찍어
마음 벽에 가득 걸어두고 보렵니다.
20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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