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눈이 내리네

신사/박인걸 2020. 2. 1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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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네.

 

잔인한 바람이 광야를 스치고

무정한 태양은 허공을 헛돌았습니다.

차가운 수은주는 사슬에 매여

파스칼호로 돌아갈 꿈을 접었습니다.

눈 내리지 않는 긴 겨울은

아라비아 사막 길 보다 더 지루했고

미세먼지 자욱한 도시는

캄신바람 가득한 이집트 광야였습니다.

지루한 땅에 하얀 눈이 내리길

죽은 사람이 살아나길 바라듯 했습니다.

겨울이 가기전에 단 한 번만이라도

내 가슴까지 덮어주길 원했습니다.

사모하던 눈이 기대하던 대로

살구 꽃 잎처럼 기분 좋게 내립니다.

옛 추억들을 하나 둘 되살리며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도록 내립니다.

산과 들과 나뭇가지에

소복소복 많이 쌓이길 기대합니다.

고운 풍경을 여러 장 찍어

마음 벽에 가득 걸어두고 보렵니다.

20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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