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봄은 온다

신사/박인걸 2020. 2. 1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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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온다.


            시인/박인걸

 

태양은 겨울의 꺼풀을 하나 씩 벗기고

봄의 속살을 조금씩 열어 보인다.

그동안 깊게 잠가 두었던 얼음장도

햇살 앞에서 빗장을 열고 있다.

나는 혹독한 역경(逆境)에 둘러싸여

발을 구를 뿐 퇴로는 없었고

퍼붓는 바람을 고스란히 맞으며

따스한 영토를 기대할 뿐이었다.

꿈이 깨지는 굉음(轟音)

얼음장 갈라지는 소리보다 두려웠고

희망을 옥조이는 수은주(水銀柱)

쇠사슬처럼 잔인(殘忍)했다.

지독한 동토(凍土)를 탈주하여

양지쪽 모퉁이를 기어갈 때

잔인한 파수병의 억센 손은

나의 멱살을 여러 번 낚아챘다.

자유로 가는 길은 이토록 험하고

억압을 벗어나는 길은 아득하던지

그물망처럼 뒤덮은 속박을

벗겨줄 누군가만 기다려야 했다.

드디어 회생(回生)이 보인다.

한줄기 불빛이 저 멀리 끔뻑인다.

그렇게까지 고대하던 새 봄이

매화꽃 향기안고 온다한다.

20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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