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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포근한 바람이 귓불을 보듬네.
산 새 들새들 봄을 노래하네.
나뭇가지 끝에 앉아
그 때 듣던 그 노래를 읊조리네.
고향 앞산은 진달래가 붉게 물들이고
비탈 밭 풀 섶에는 진한 살구꽃이 필거고
샛노란 생강나무 꽃은
질매재 무리지어 곱게 피겠지
노란 꽃 따지 풀 파도 칠거고
연두색 수양버들 실실이 풀어지며
얼음장에 갇혔던 송사리 떼 춤을 추고
돌아 온 제비들 눈부시게 날겠지.
그 해 봄 앞 집 분(玢)이 손을 잡고
민들레 꽃 길을 함께 걷으며
풍선처럼 부푼 가슴으로
꽃향기를 마음껏 들여 마셨지.
봄바람이 향수를 불러일으키네.
달래 냉이 향기를 물고 오네.
고향 솔밭 향기 가득 물고
내 가슴 밭을 허락도 없이 짓밟네.
20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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