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하얀 눈

신사/박인걸 2020. 1. 28.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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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

 

하얀 눈이 하늘에서 내릴 때

더러는 즐거운 미명을 지르며 반기거나

연인과의 추억을 떠올리거나

깊은 행복감에 젓기도 하며

그 하얀 결정체로 꽃잎처럼 내려앉는

아름다움에만 취할 뿐

바다를 떠난 무수한 콜로이드가

아득한 허공을 바람에 떠밀려

두려움에 떤 아픔을 기억하는 이는 없다.

소복하게 쌓인 눈길을 걸으며

사람들은 연애 소설의 주인공이 되거나

연인과 팔짱을 끼고 눈 위를 걸으며

끝없는 밀어를 속삭이다가

벌러덩 드러누워 몸 도장을 찍고

그 고운 순간을 셀카에 가득 담지만

출처와 경로를 기억 못한 채

포근한 분위기에 젖어

함부로 짓밟을 때 마음이 아프다.

단순하게 살지 말고 생각하며 살자

나는 남에게 행복을 주었는가.

아름다움은 절정에서 일어나는 순간이다.

고움과 화려함에 들뜨지만 말고

너도 누군가에게 설렘을 주어보라.

뭇 가슴을 달아오르게 해보라.

20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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