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모일(某日)의 일기

신사/박인걸 2019. 11. 17.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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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일(某日)의 일기


          시인/박인걸

 

계양 산이 떠받친 하늘에

붉게 타던 노을이 사그라지면

연극 막 같은 어두움이

밀물처럼 도시를 덮는다.

 

분요하던 도시는 차분하고

불던 바람도 저녁잠을 자러 떠났다.

가로등불이 일렬로 빛나고

도시 창문마다 불빛이 정답다.

 

별빛은 도시 불빛에 묻히고

외로운 하현달은 표류하지만

매일 밤 북적이는 도시는

사람냄새 자욱해 살만하다.

 

이렇게 하루는 저물고

마지막 여객기도 김포공항을 이륙했다.

하루의 일기(日記)는 입력되고

나는 꿈길을 찾아 떠난다.

2019.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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