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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간(山間)마을에서
산간(山間)의 하루해는
산과 산을 건너뛴다.
중천에 걸렸다 싶었는데
어느덧 붉은 빛을 토한다.
이리 불다 저리 돌이키는 바람은
나뭇가지 사이를 샅샅이 살피고
한 잎 남은 잎 새까지
말끔히 쓰레질해간다.
적요(寂寥)는 나의 마음을 붙잡고
뒤섞인 성냥개비 같던 정신을
가지런히 정돈(整頓)하여
안정된 위치(位置)에 놓는다.
저녁녘 산비둘기 울음은
애수(哀愁)의 소야곡 같아
조용히 찾아 온 길손의 가슴을
만감(萬感)으로 가득 채운다.
무념한 심혼(心魂)에 고독을 채워
환골탈태를 꾀하였더니
산간도 역시 초매(草昧)하지만
그래도 영혼(靈魂)이 충만해진다.
2019.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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