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산간(山間)마을에서

신사/박인걸 2019. 11. 28.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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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간(山間)마을에서

 

산간(山間)의 하루해는

산과 산을 건너뛴다.

중천에 걸렸다 싶었는데

어느덧 붉은 빛을 토한다.

이리 불다 저리 돌이키는 바람은

나뭇가지 사이를 샅샅이 살피고

한 잎 남은 잎 새까지

말끔히 쓰레질해간다.

적요(寂寥)는 나의 마음을 붙잡고

뒤섞인 성냥개비 같던 정신을

가지런히 정돈(整頓)하여

안정된 위치(位置)에 놓는다.

저녁녘 산비둘기 울음은

애수(哀愁)의 소야곡 같아

조용히 찾아 온 길손의 가슴을

만감(萬感)으로 가득 채운다.

무념한 심혼(心魂)에 고독을 채워

환골탈태를 꾀하였더니

산간도 역시 초매(草昧)하지만

그래도 영혼(靈魂)이 충만해진다.

2019.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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