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가을 공원

신사/박인걸 2019. 11. 9.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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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공원

 

더 이상 부지(扶持)할 수 없다는 것을

단풍잎들은 스스로 알고 있다.

임대(賃貸)해 사용하던 공간이

비록 옹색한 자리였지만

마음껏 고운 꿈을 펼치면서

여한 없이 한 시절을 보냈다.

이제는 훌훌 날아서

피안(彼岸)의 세계로 갈 때가 되었다.

번뇌와 갈등의 늪을 벗어나

현실 밖의 세계로 갈 시간이다.

곱게 차려입고 가야겠다.

홍단, 주황, 샛노란 옷맵시로 치장하고

영원한 낙원(樂園)으로 가련다.

비바람 한 점 없는 곳으로

해치거나 괴롭힘이 없는 세계로

올 해 가을 공원은 유난히 곱다.

2019.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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