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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일(某日)의 일기
시인/박인걸
계양 산이 떠받친 하늘에
붉게 타던 노을이 사그라지면
연극 막 같은 어두움이
밀물처럼 도시를 덮는다.
분요하던 도시는 차분하고
불던 바람도 저녁잠을 자러 떠났다.
가로등불이 일렬로 빛나고
도시 창문마다 불빛이 정답다.
별빛은 도시 불빛에 묻히고
외로운 하현달은 표류하지만
매일 밤 북적이는 도시는
사람냄새 자욱해 살만하다.
이렇게 하루는 저물고
마지막 여객기도 김포공항을 이륙했다.
하루의 일기(日記)는 입력되고
나는 꿈길을 찾아 떠난다.
2019.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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