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낙화(落花)

신사/박인걸 2019. 7. 15.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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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落花)

 

매달려 곱게 필 때

나는 너의 마지막을 예측했다.

바람이 불지 않더라도

스스로 떨어짐을 많이 보아왔네라..

 

경쟁하듯 피어날 때

나는 너의 흩어짐을 예감했다.

뽐낼 뿐 결집되지 않는 무리는

한 순간 분산됨을 늘 보아왔네라.

 

환상과 낭만이 출렁일 때

그 아래서 마냥 미소 지을 수 없었다.

어느 날 일시에 몰락할 불안이

꽃송이에 가득 배달려 있었네라.

 

벌 나비 찾아와 노닐 때

나는 하나도 부럽지 않았다.

단물만 몽땅 빨아먹은 후에

미련 없이 돌아섬을 자주 보아왔네라.

 

바람이 분다 해서 지지 않으며

비가 온다고 시들지는 않는다.

낙화(落花)는 운명이어서

아무도 그 길을 막을 수 없으니 슬프다.

2019.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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