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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望祥) 해수욕장
시인/박인걸
7월 초순 모래사장에는
고요와 적막이 맴돌고
지평선을 넘어 온 파도만이
그리운 언덕을 넘지 못해
안타까운 비명을 지른다.
갈매기는 종적을 감추고
돛단배는 포구에서 닻을 내리고
적송(赤松)은 아무 말 없이 서있고
섬 하나 보이지 않는 망상은
내가 꿈꾸던 분위기이다.
연인들이 밟고 간 발자국마다
복잡한 사연들이 백사장에 가득하고
설렘과 이별의 이야기들이
파도 소리에 섞여 들려와도
하얀 모래밭에 나는 추억을 심는다.
장마 구름은 낮게 흘러가고
귀에 익은 트롯음악이 전파를 타고
가로등 하나 둘 눈을 뜨는
낯선 해변의 저녁 풍경에서
영혼의 그윽한 평화를 느낀다.
망상(望祥)은 망상(妄想)이 아니다.
2019.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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