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망상(望祥) 해수욕장

신사/박인걸 2019. 7. 12.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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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望祥) 해수욕장


                 시인/박인걸

 

7월 초순 모래사장에는

고요와 적막이 맴돌고

지평선을 넘어 온 파도만이

그리운 언덕을 넘지 못해

안타까운 비명을 지른다.

갈매기는 종적을 감추고

돛단배는 포구에서 닻을 내리고

적송(赤松)은 아무 말 없이 서있고

섬 하나 보이지 않는 망상은

내가 꿈꾸던 분위기이다.

연인들이 밟고 간 발자국마다

복잡한 사연들이 백사장에 가득하고

설렘과 이별의 이야기들이

파도 소리에 섞여 들려와도

하얀 모래밭에 나는 추억을 심는다.

장마 구름은 낮게 흘러가고

귀에 익은 트롯음악이 전파를 타고

가로등 하나 둘 눈을 뜨는

낯선 해변의 저녁 풍경에서

영혼의 그윽한 평화를 느낀다.

망상(望祥)은 망상(妄想)이 아니다.

2019.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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