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관조(觀照)

신사/박인걸 2019. 7. 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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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조(觀照)

 

현혹(眩惑)하는 꽃잎아

단맛을 뿜는 꿀샘아

벌 나비 춤추며 모여들어도

내일이면 발길을 끊는단다.

 

너울거리는 잎들아

초원(草原)의 푸른 풀들아

바람결 몇 번 스치면

소금에 절인 나물된단다.

 

젊음을 자랑하지 말라.

미모를 뽐내지 말라.

세월(歲月)은 현미경을 들고

아름다운 것만 골라간단다.

 

세월은 갇히지 않고

단속반처럼 쏘다니다가

어느 날 시간이 되면

천막(天幕)처럼 걷어 간단다.

 

잔인한 세월은 생존자들을

저녁 법정에 세운 후

약간의 집행유예를 준 후

일률 극형(極刑)에 처한단다.

20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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