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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지 꽃
봄 감기 떠난 날은 하늘도 푸르고
중앙분리대에 곱게 핀 팬지가
아침 햇살에 유난히 고운 얼굴로
두 눈을 하얗게 뜨고 반겨주어 고맙다.
어쩌면 그렇게도 올망졸망 하게
어느 유치원 아이들처럼
검은 매연에도 까르르 웃는듯하여
잠시 멈춘 차창을 열고 유심히 본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여름궁전(宮殿)의
황도(皇道)를 밝히던 꽃아
어쩌다 먼 나라에 유배(流配)되어
가도(街道)에서 매일 시달리느냐
그럴지라도 언제나 품위(品位)있게
존재 가치를 강하게 부각하며
선명(鮮明)한 자신들의 삶을 사는
어느 선민(選民)같아 부럽다.
삶이 항상 고달플 지라도
주어진 시간은 정지하지 않기에
비관(非觀)의 표정을 감추고
활짝 웃는 긍정(肯定)에 뿌듯하다.
2019.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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