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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꽃
감자 꽃 바람에 일렁일 때면
어린애 등에 걸쳐 없고
호미질에 흙먼지 뒤집어 쓴
어머니 낡은 옷자락이 보인다.
비탈 밭 긴긴 고랑에는
쏟아진 땀방울이 고이고
초여름 햇살에 몰아쉬던 숨소리는
지금도 내 심장에서 들린다.
철부지 어린 아이는
어미 등에서 울다 자다 시간이 흐르고
해질녘 집으로 돌아 올 때면
멍한 눈빛으로 주저앉았다.
초근목피의 전후(戰後)세월은
뉘랄 것도 없이 그렇게 살았기에
엄살이나 투정도 부릴 수 없는
숙명 같은 세월이었다.
뒤 돌아보면 가슴 아프고
생각하면 아찔하지만
그 시절에 워낙 단련되었기에
오늘이 든든한 것이리다.
20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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