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감자 꽃

신사/박인걸 2019. 6. 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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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꽃

 

감자 꽃 바람에 일렁일 때면

어린애 등에 걸쳐 없고

호미질에 흙먼지 뒤집어 쓴

어머니 낡은 옷자락이 보인다.

 

비탈 밭 긴긴 고랑에는

쏟아진 땀방울이 고이고

초여름 햇살에 몰아쉬던 숨소리는

지금도 내 심장에서 들린다.

 

철부지 어린 아이는

어미 등에서 울다 자다 시간이 흐르고

해질녘 집으로 돌아 올 때면

멍한 눈빛으로 주저앉았다.

 

초근목피의 전후(戰後)세월은

뉘랄 것도 없이 그렇게 살았기에

엄살이나 투정도 부릴 수 없는

숙명 같은 세월이었다.

 

뒤 돌아보면 가슴 아프고

생각하면 아찔하지만

그 시절에 워낙 단련되었기에

오늘이 든든한 것이리다.

20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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