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파 꽃

신사/박인걸 2019. 5. 16.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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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꽃

 

누군가 떠 받쳐 주거나

기댈 수도 없이

무너진 신전(神殿)기둥처럼

홀로 서서 견디면서도

 

바다빛깔로 온몸을 염색해

젊음보다 더 싱싱하게

잔디밭 보다 더 푸르게

들판을 점령한 잎이 둥근 식물아

 

텅 빈 속을 고독(孤獨)으로 채우며

거친 바람에도 눕지 않고

차가운 봄밤의 외로움을 견디며

한 송이 하얀 꽃을 피워

 

벌 나비 불러들여

생육(生育)과 번성의 몫을

아무런 소리 없이 얌전하게

그 내력(內力)대로 사는 꽃아

 

언제나 한 대궁이지만

군락(群落)을 이루어

열병(閱兵)하는 제군(諸軍)같은

아주 늠름한 군인 닮은 꽃이여!

2019.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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