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겨울 산 길

신사/박인걸 2018. 1. 27. 17:37

겨울 산 길

잡목이 우거진 숲에는
들쥐도 종적을 감추었고
생명체의 숨소리는
귀를 곤두세워도 들리지 않는다.

옷을 홀랑 벗겨 버린 채
극형을 당하는 죄수처럼
나무들의 처절한 울음만이
찬바람 따라 하늘로 퍼진다.

사나운 총잡이들이
마을을 온통 파괴해 버린
폐허가 된 서부극의 공포가
겨울 숲을 휘감고 있다.

희망이 없는 겨울 길에
너부러진 삭정을 밟으며
고독하게 걷는 한 나그네의
발자국에 시름만 쌓인다.
2018.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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