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인
노인은 바람소리를 들으며
외딴 찻집 창가에 앉아
때마침 내리는 눈송이를 바라보며
지나간 날의 상념(想念)에 젖는다.
발이 부릅뜨도록 걸으며
딴 겨를 없이 살았으나
얼굴에 주름살만 깊을 뿐
덧없이 흘러간 세월이었다.
꿈도 설렘도 자취를 감추고
분출하던 욕망도 활동을 멈췄다.
自制와 抛棄가 일상화이고
탈 없는 하루가 감사할 뿐이다.
옛날 기억을 시간은 삭제하고
곱던 추억도 화면에 비가 내린다.
어둠은 맞은 편 산으로 드리우고
찻잔을 드는 노인의 손은 떨린다.
2018.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