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 꽃 신사/ 박인걸 도라지 꽃이 피어나는 한여름 저녁휘어진 길모퉁이마다 그리움이 서려희미한 달빛 아래 홀로 선 그대 모습사랑의 흔적을 따라 나는 조용히 눈을 감네.바람에 실려 오는 보랏빛 향기그대와의 추억이 가슴에 머물러눈물에 젖은 밤하늘을 바라보며사랑은 어디쯤에서 길을 잃었나 되묻네.외로운 마음에 스며드는 달빛적적한 이 밤 그리움의 무게 안고도라지 꽃잎 하나하나에 새겨진우리의 이야기가 바람에 흩날리네.슬픔에 물든 도라지 꽃밭에서나는 여전히 그대를 기다리네.여름 하늘 은하수에 묻어둔 눈물사랑의 아픔은 이토록 깊어만 가네.도라지 꽃이 지는 시간이 오면그대와의 기억도 함께 시들어가지만그러나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는잔잔한 여운, 그대의 진한 향기는아직도 내 마음 깊이 남아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