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측지연 물처럼 흐르는 인연(因緣)은출처의 근원을 알 수 없지만우연히 마주친 그 순간에만난 사이를 불측의 연이라 한다네.갈대가 바람에 나부끼고 물결이 함부로 일어나듯이우리의 가는 길은 예측불허고밤하늘 머나먼 별빛처럼인연의 끈은 희미하게 반짝일 뿐이네. 너와 나의 만남이란우연도 인연도 결코 아니며우주 안에 모든 것은불측지연의 안개 속이라네.허무하게 떨어지는 꽃잎처럼바람에 지는 낙엽처럼헤어지고 또 갈라진다 해도심비(心碑)에 새긴 우리의 이야기는 천만년이 흘러도 닳지 않고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