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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 12

여름밤 추억

여름밤 추억 별 숲에 갇힌 산촌 마을에 풀벌레 노랫소리 깊어가는 밤 은하수 강물처럼 빗겨 흐를 때 아스라이 떠오르는 어떤 그리움 북두칠성 지쳐서 산위에 눕고 길잃은 반달은 중천에 걸려 반딧불이 하나둘 불 밝힐 때면 미소짓던 소녀가 마음흔들고 바람한 점 없는 열대야에도 거불거불 피어나는 모깃불 연기 멍석에 누운 어린 소년은 소녀와 손잡고 별숲을 달린다. 냇물은 여전히 여울져 흐르고 장독대 봉숭아꽃 여간 수줍고 점박이 바둑이 깊이 잠들 때 그리움 품은 소년도 꿈길을 간다. 2023,7,29

나의 창작시 2023.07.29

진짜와 가짜(마13:24-30, 36-43

진짜와 가짜(마13:24-30, 36-43 『introduction』 옛날 옹진고을에 심술 사나운 옹고집이 살고 있었습니다. 인색하고 불효자인 데다 성질마저 고약했습니다. 도술에 능한 도승이 소문을 듣고 학대사(鶴大師)를 보내 옹고집의 버릇을 고치려 했습니다. 하지만 매만 맞고 돌아온 학대사를 보고는 도승은 허수아비로 가짜 옹고집을 만들어 보냈습니다. 둘이 서로 진짜 옹고집이라고 다툰 끝에 관가에서는 가짜 옹고집의 손을 들어줍니다. 곤장을 맞고 쫓겨난 진짜 옹고집은 비관 끝에 자살하려는데 도승이 나타나 구해주며 부적을 손에 쥐여 보냈습니다. 부적의 힘으로 그는 가짜 옹고집을 다시 허수아비로 만들고 참회하면서 새사람이 됩니다. 작자와 연대가 알려지지 않은 고전소설 ‘옹고집전’의 내용입니다. 세상에 진짜 같..

2023년 설교 2023.07.27

비를 맞으며

비를 맞으며 아스팔트에 물길이 났다. 길가 꽃들은 비를 쫄딱 맞아 초라하고 날개 젖은 비둘기 가련하다. 플라타너스 잎은 더러 뒹굴고 도시 매미도 빗줄기에 입을 닫았다. 우산을 받쳐 든 사람들 젖은 바지를 끌며 어디론가 걷는다. 늘 그랬듯이 비는 누구도 봐주지 않는다. 장맛비가 며칠간 내릴 때면 을씨년스러운 나만의 감정에 도망치고 싶다. 불어난 냇물을 건너던 아이가 아랫마을 봇(洑)둑에 엎어져 있었다. 따지고 보면 해묵은 일인데 왜 나는 아직도 그때의 아픈 기억을 비 오는 날이면 소환할까? 그 아이 엄마 눈에서 핏물 같은 눈물이 장맛비처럼 쏟아질 때 그 곁에 있던 나도 따라 울었다. 무작위로 내리는 비는 애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다. 빗줄기가 굵어질 때면 내 가슴은 아슬아슬한 벼랑위를 걷는다. 천둥과 번..

나의 창작시 2023.07.24

여름밤 빗소리

여름밤 빗소리 밤 별은 뿔뿔히 흩어졌고 달빛은 밤 구름속에 갇혔다. 댓줄기처럼 퍼붓는 빗발에 명멸의 가로등이 나를 긴장케 한다. 홍수에 휩쓸려간 영혼들과 어느 병사의 넋을 위로하는 진혼곡 잔상이 아직 맴도는데 퍼붓는 폭우가 두렵다. 밤비에 젖어 도시 거리를 걸으면 아련한 추억들이 빗물에 스며들어 순수한 감정은 깊게 차오르고 내 마음은 그대 생각으로 채웠다. 춤추는 빗방울은 내 맘을 감싸 안고 작은 속삭임으로 다가왔으며 빗소리에 녹아내린 나의 가슴은 큰 그리움에 폭발했었다. 오늘 내리는 밤비는 지난날의 낭만을 송두리째 뒤엎고 전장의 총알처럼 퍼부으니 긴 밤을 뜬눈으로 벋놓는다. 2023,7,22

나의 창작시 2023.07.22

행복의 조건(128:1-6)

행복의 조건(128:1-6) 『introduction』 한국 보건사회연구원이 2019년 5월 8일-6월 13일까지 전국 19-80세를 대상으로 5020명을 설문 조사한 고보서를 내놓았습니다. 주제는『한국인의 행복과 삶의 질에 관한 종합 연구』였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이 행복하기 위한 조건의 1순위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좋은 배우자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사는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2순위는 건강하게 사는 것(26,3%), 3순위는 돈과 명성을 얻는 것(12,7%), 4순위는 소질과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것(10,4%), 5순위는 여가를 즐기는 것(7,6%), 6순위는 자녀 교육을 잘하는 것(6,5%),등이었습니다. 소득 분위 별로 보면 결과가 조금 달랐습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경우 건강하게 ..

2023년 설교 2023.07.21

장맛비

장맛비 비오는 소리를 들을 뿐 창을 열지 않았다. 참았던 울음을 실컷 쏟아내는 비는 어떤 아낙네처럼 며칠 흐느낄 것이다. 채워질 수 없는 공격기제의 응어리들이 가슴속 깊이 덩어리로 떠돌다. 고독의 온도계가 한계상황에 놓이면 뚝 터진 봇물 터지듯 눈물은 폭포를 이룬다. 삶의 무게들이 어깨를 짓누를 때면 고통은 벽돌처럼 켜켜이 쌓이고 위로받지 못하는 현실의 괴탄(怪嘆)은 임계점을 돌파할 때 폭발한다. 먹구름이 서쪽 하늘에서 치닫던 오전(午前) 나는 한 밤에 적림(積霖)을 예감했다. 쌓이고 쌓인 분한(憤恨)한 감정을 대상 없이 아무 데나 쏟아부어서라도 가슴이 후련해진다면 나는 반갑게 맞겠다. 그 쓸쓸함과 허전함이 위로된다면 밤새 흐느끼는 소리를 참아주리라. 해마다 비슷한 시기에 슈퍼스타 콘서트 예약처럼 찾아오..

나의 창작시 2023.07.14

장맛비

장맛비 비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내린다. 집산 된 빗물은 도랑을 이루어 반사적으로 하수구 구멍을 찾아간다. 비는 얼룩진 간판을 말끔히 씻고 오염 된 아스팔트를 청소한다. 퍼붓듯 쏟아지는 빗물은 저 사람들 가슴에도 흐를까 며칠간 내리는 장맛비에 나는 켜켜이 포개진 번민들을 씻고 싶다. 나졸들 앞에 설 일은 아니지만 양심 앞에 자유롭지 않은 낡은 쇳물처럼 영혼을 오염시킨 관영(貫盈)한 잡 죄들을 세찬 빗줄기로 씻어내고 싶다. 나는 지금 예배당 앞에 서있고 비는 그 자리에 나를 가둔다. 갑자기 아스팔트로 와디가 형성되고 승용차들이 수륙양용이 된다. 천둥소리는 허파를 찌르고 연이어 번쩍인 번개는 심장에 꽂힌다. 순간 나는 두 손을 번쩍 들고 하늘에서 쏟아진 직수례(直水禮)를 한다. 흠뻑 젖은 영혼 깊숙이 빗물이..

나의 창작시 2023.07.14

불공평한 포도원 주인(마20:1-16)

불공평한 포도원 주인(마20:1-16) 『introduction』 뿔이 있는 소는 날카로운 이빨이 없습니다. 날카로운 이빨을 지닌 범은 뿔이 없습니다. 날개 달린 새는 다리가 두 개뿐입니다. 예쁜 꽃치고 열매가 변변한 것이 없습니다. 열매를 잘 맺는 식물은 대개는 꽃이 시원찮습니다. 물 좋고 정자각 좋은 곳은 없습니다. 정자는 좋은데 물이 시원찮고, 물이 좋으면 정자각이 시원치 않습니다. 부잣집은 재산은 많은데 자녀가 속을 썩이고, 가난한 집 자식은 공부를 잘하는데 돈이 없습니다. 그래서 세상은 공평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좋은 것을 한꺼번에 주지 않습니다. 결핍이 있고 결함이 있게 하십니다. 또한, 지금 누리는 것을 언젠가 잃을 수 있고, 지금 없는 것이 언젠가는 가질 수 있습니다. 『change s..

2023년 설교 2023.07.11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가?(마4:1-11)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가?(마4:1-11) 『introduction』 『사람에게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라는 작품은 레프 톨스토이의 단편 소설로 1855년에 출판된 단편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외 다른 이야기들』에 수록되었습니다. 짧고 설득력 있는 플롯과 그 속에 녹아드는 날카로운 교훈적 메시지로 인해 톨스토이의 단편 중에서도 상당히 이름이 알려진 작품입니다. 필요한 만큼만 원하는 검소함을 자랑으로 여기던 러시아인 농부 바흠이 『농부의 삶은 땅만 충분하다면 악마도 두렵지 않다.』고 호언장담하는 것을, 난로 뒤에 숨어 있던 악마가 엿듣고는 속으로 선언합니다. ‘자, 그럼 승부를 해보자. 내 너에게 땅을 듬뿍 줄 테니, 그걸로 널 사로잡아 주지!’ 농부는 근면하게 일하는 동시에 여기저기서 돈을 끌어모아..

2023년 설교 2023.07.11

세 가지 구원(요3서1:2)

세 가지 구원(요3서1:2) 『introduction』 사람마다 예수를 믿고 구원을 받게 되는 과정이 각각 다릅니다. 누군가의 전도를 받아서 예수를 믿고 구원을 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어릴적에 동네 교회에 나가서 평생 교회를 다니다가 구원을 바는 사람이 있습니다. 죽을병이 들어 교회에 가면 병을 고친다고 하여 예수를 믿고 구원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친구를 따라 교회에 갔다가 구원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군대 가서 훈련소에서 세례를 받고 구원을 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자기 스스로 교회를 다녀야 하겠다는 생각에 교회를 찾아가서 구원을 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가정에 갑자기 흉한 일이 일어나서 두려움에 교회를 나가서 구원을 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하는 일마다 안 돼서 누가 말하기를 교회에 나가면 일이 잘 풀린다고..

2023년 설교 2023.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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