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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4 2

장맛비

장맛비 비오는 소리를 들을 뿐 창을 열지 않았다. 참았던 울음을 실컷 쏟아내는 비는 어떤 아낙네처럼 며칠 흐느낄 것이다. 채워질 수 없는 공격기제의 응어리들이 가슴속 깊이 덩어리로 떠돌다. 고독의 온도계가 한계상황에 놓이면 뚝 터진 봇물 터지듯 눈물은 폭포를 이룬다. 삶의 무게들이 어깨를 짓누를 때면 고통은 벽돌처럼 켜켜이 쌓이고 위로받지 못하는 현실의 괴탄(怪嘆)은 임계점을 돌파할 때 폭발한다. 먹구름이 서쪽 하늘에서 치닫던 오전(午前) 나는 한 밤에 적림(積霖)을 예감했다. 쌓이고 쌓인 분한(憤恨)한 감정을 대상 없이 아무 데나 쏟아부어서라도 가슴이 후련해진다면 나는 반갑게 맞겠다. 그 쓸쓸함과 허전함이 위로된다면 밤새 흐느끼는 소리를 참아주리라. 해마다 비슷한 시기에 슈퍼스타 콘서트 예약처럼 찾아오..

나의 창작시 2023.07.14

장맛비

장맛비 비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내린다. 집산 된 빗물은 도랑을 이루어 반사적으로 하수구 구멍을 찾아간다. 비는 얼룩진 간판을 말끔히 씻고 오염 된 아스팔트를 청소한다. 퍼붓듯 쏟아지는 빗물은 저 사람들 가슴에도 흐를까 며칠간 내리는 장맛비에 나는 켜켜이 포개진 번민들을 씻고 싶다. 나졸들 앞에 설 일은 아니지만 양심 앞에 자유롭지 않은 낡은 쇳물처럼 영혼을 오염시킨 관영(貫盈)한 잡 죄들을 세찬 빗줄기로 씻어내고 싶다. 나는 지금 예배당 앞에 서있고 비는 그 자리에 나를 가둔다. 갑자기 아스팔트로 와디가 형성되고 승용차들이 수륙양용이 된다. 천둥소리는 허파를 찌르고 연이어 번쩍인 번개는 심장에 꽂힌다. 순간 나는 두 손을 번쩍 들고 하늘에서 쏟아진 직수례(直水禮)를 한다. 흠뻑 젖은 영혼 깊숙이 빗물이..

나의 창작시 2023.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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