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비오는 소리를 들을 뿐 창을 열지 않았다. 참았던 울음을 실컷 쏟아내는 비는 어떤 아낙네처럼 며칠 흐느낄 것이다. 채워질 수 없는 공격기제의 응어리들이 가슴속 깊이 덩어리로 떠돌다. 고독의 온도계가 한계상황에 놓이면 뚝 터진 봇물 터지듯 눈물은 폭포를 이룬다. 삶의 무게들이 어깨를 짓누를 때면 고통은 벽돌처럼 켜켜이 쌓이고 위로받지 못하는 현실의 괴탄(怪嘆)은 임계점을 돌파할 때 폭발한다. 먹구름이 서쪽 하늘에서 치닫던 오전(午前) 나는 한 밤에 적림(積霖)을 예감했다. 쌓이고 쌓인 분한(憤恨)한 감정을 대상 없이 아무 데나 쏟아부어서라도 가슴이 후련해진다면 나는 반갑게 맞겠다. 그 쓸쓸함과 허전함이 위로된다면 밤새 흐느끼는 소리를 참아주리라. 해마다 비슷한 시기에 슈퍼스타 콘서트 예약처럼 찾아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