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사월 그 너머

신사/박인걸 2025. 4. 18. 07:13
  • 사월 그 너머
  •  
  • 사월이 오면 산골은 어지럽다.
  • 살구꽃 진달래 불꽃처럼 피어나고
  • 버들피리 소리 냇물에 실려 흐를 때면
  • 찬바람에도 봄 향기는 뜨겁다.
  •  
  • 언 땅을 뚫고 올라오는 냉이 씀바귀
  • 겨울을 이겨낸 생강나무 꽃잎
  • 존재감을 드러내는 노랑나비 춤사위
  • 봄은 기다림의 상처 위에 핀다.
  •  
  • 물가에 엎드린 버들잎 사이로
  • 송사리 떼 지느러미 꿈틀이고
  • 숨결처럼 피어나는 기척들이
  • 산촌을 부드럽게 감싼다.
  •  
  • 돌담 밑 민들레 홀씨 날리고
  • 뻐꾸기 소리 긴 골짜기 울리면
  • 하늘도 한 발 늦게 봄을 깨닫고
  • 그렇게 조용히 봄은 깊어진다.
  •  
  • 흙냄새 가득한 저녁 마당에서
  • 나는 가끔 그리움에 젖는다.
  • 불러도 대답 없는 고향 이름을
  • 사월이 되면 더 많이 부른다.
  • 202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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