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그해 겨울 밤

신사/박인걸 2025. 4. 15.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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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해 겨울 밤
  •  
  • 초가집 지붕에 소복이 쌓인 눈
  • 산새도 처마 밑 숨을 고르고
  • 장독대 뚜껑에 눈꽃이 필때
  • 송아지 콧등에 맺힌 고드름
  • 싸리문 흔드는 밤바람 소리
  • 남포 등불 어머니 굼뜬 바느질
  • 아궁이 살피시던 아버지 무릎
  • 문틈으로 스며든 장작불 냄새
  • 어둠 뚫고 스며든 은색 별빛
  • 할머니 숨결처럼 포근하고
  • 눈 쌓인 까치집 나뭇가지 휘면
  • 풀벌레 대신하던 눈꽃의 노래
  • 굴뚝 연기조차 말없이 곡예하던
  • 산골 마을은 온통 아늑한 궁전
  • 골짜기마다 잠든 하얀 그리움
  • 질맷재 너머로 번지는 짙은 향수
  • 그리움조차 흰 눈처럼 가슴을 덮고
  • 폭설에 싸여 깊이 잠든 고향마을
  • 아무런 근심 걱정 하나 없이
  • 발걸음 따라 그냥 걷던 그해 겨울밤
  • 202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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