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후회(後悔)

신사/박인걸 2024. 8. 26. 13:01
  • 후회(後悔)
  •  
  • 시간은 모래알처럼 손가락 사이로
  • 줄줄새며 흩어졌네.
  • 내 젊은 날의 시간들이
  • 경솔한 발걸음 속에 묻혀갔네.
  • 머물지 않는 순간 앞에
  • 나는 무엇을 남겼던가?
  •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은
  • 현실을 부정하는 핑계일 뿐
  • 그 숫자는 삶의 무게를 더해
  • 언제나 나를 짓눌렀네.
  • 선택은 언제나 단순했지만
  • 돌아보니 그 갈림길이 수없이 많았네.
  •  
  • 게으름의 유혹에 빠져
  • 수많은 날을 허비했고
  • 꿈은 저 앞에서 손짓했지만
  • 낭비한 세월은 붙잡을 수 없었네.
  • 시간의 파도는 냉정하게
  • 귀한 것을 모두 휩쓸어 갔네.
  •  
  • 세월은 한폭의 그림이 되어
  • 내 얼굴에 수많은 주름을 새겨넣고
  • 한때는 청춘이었는데
  • 이제는 늙음의 그림자에 덮여
  • 인생은 스쳐 가는 바람처럼
  • 허무 앞에 할 말을 잃었네.
  •  
  • 지금에야 뒤돌아보니
  • 후회란 늦은 깨달음의 이름일지니
  • 노인의 주름 진 눈 속에는
  • 지나간 삶의 조각들이
  • 아주 희미한 빛을 내리며
  • 하염없이 흔들리고 있을 뿐이네.
  • 2024, 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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